 칼럼-개천절에 ‘건국절’을 다시 생각한다2016-10-04 11:20:26
여울 김준기(시인. 전 교장)
10월 3일은 우리 민족 최초 국가인 고조선 건국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4349주년 개천절이다.
서기전 2333년, 즉 단군기원 원년 음력 10월 3일에 단군이 최초의 민족국가인 단군조선을 건국했음을 기리는 뜻으로 제정되었다.
특히 일제강점기에 우리 국민들은 개천절 행사를 통하여 민족의식을 고취하였으며, 상해임시정부는 이 날을 국경일로 정하여 대종교와 합동으로 경축행사를 거행하였다.
이 날은 여러 단군숭모단체(檀君崇慕團體)들도 마니산의 제천단, 태백산의 단군전, 그리고 서울 사직단의 백악전 등에서 경건한 제천의식을 올리고 있다.
한민족의 시조로 받드는 고조선의 첫 임금인 단군에 관한 우리나라의 첫 사서 기록은 삼국유사(三國遺史)에 전하며, 천제(天帝) 환인의 손자이며, 환웅의 아들인 단군이 아사달에 도읍을 정하고 단군조선을 개국하였다.
신화는 역사적인 사실 바로 그 자체는 아니라 하더라도 그 속에 담겨 있는 역사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으므로, 어떤 맥락으로든 간에 신화의 의미는 풀려야 한다.
지난 8·15 광복절에 박근혜 대통령은 치사에서 광복절을 ‘68주기 건국절’이라고 표현하여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광복절 3일전 청와대 오찬에 독립유공자 대표로 참석한 김영관(92) 옹이 1948년8월15일을 대한민국 ‘건국절’로 정하자는 일부 주장이 부당하니 대통령이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건의를 하였으나 아랑곳하지 않고 광복절 치사에서 거론한 것이다.
이에 180여개 독립운동 관련 단체와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건국훈장을 반납하고 이후 정부의 광복절 행사를 일체 거부하는 범국민적 반대 투쟁을 하겠다는 성명서를 발표한 것이다.
국민적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한 이 주장을 박대통령은 왜 거론하고 나선 것일까?
‘1948년8월15일 대한민국 건국절’ 주장은 일본 우익학자의 식민사관에 동의한 이병도의 제자 이영훈 교수의 주장이 이명박 정권 시기에 뉴라이트계열 학자와 정치인들에 의해 인용되었고 뉴라이트 출신인 현 KBS 이사장 이인호의 제자인 박대통령이 다시 불을 붙인 것이다.
대한민국의 건국을 1919년 4월11일 임시정부의 대한민국헌장 제정 선포일로 보느냐 1948년 8월15일 광복절로 보느냐는 여러 가지 논란이 있다.
이들 논리의 핵심은 친일식민사관에 근거한 1948년 건국절 주장은 일제식민지배 기간 동안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공식적으로 없었다는 일제의 논리에 따른 것이다.
국가로 인정하려면 기본적으로 영토와 국민과 주권이 있어야 하는데 주권을 행사할 정부가 없었기 때문에 임시정부는 정식정부가 아니며 광복으로 주권을 찾고 국민의 선거를 통해 정부를 수립한 때가 건국이라는 주장이다.
반면에 1919년을 건국의 시점으로 보는 주장은 비록 영토를 강제침탈 당하였지만 중국 상해에서 13개 도민 대표들과 각개각층의 국민들이 참여하여 정부를 수립하고 대한민국 헌장을 제정하여 대내외에 선포하고 주권 회복을 위해 온 국민의 지지를 받아 독립투쟁을 함으로써 국가로서의 위상을 전 세계에 떨쳤음은 국가로써의 존재를 부정할 수 없으며 이러한 정신은 대한민국 제헌헌법 전문에 고스란히 담겨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1948년 7월 12일 제정 선포한 대한민국 제헌헌법 전문은 ‘대한국민은 기미 3·1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세계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하여 이제 민주 독립 국가를 재건함에 있어서’라고 적어서 1919년을 건국시점으로 1948년을 국가 재건 시점으로 기록하고 있다.
대한민국 건국시점을 규정하는 주장은 역사를 대한민국 국민 또는 민족사관으로 보느냐 일본식민사관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 지금까지 우리는 빼앗긴 우리 영토와 주권을 되찾기 위해 목숨을 바쳐 투쟁해온 역사를 자랑스런 민족정신으로 이어받아 우리 역사의 실체로 받아들여 왔고 또 미래세대를 위한 역사발전의 원동력으로 가르쳐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까지 나서 ‘건국절’ 논란을 일으키는 것은 국민정신의 정체성을 혼란스럽게 하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지극히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어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
개천절은 우리 민족국가 건국의 건국이념이 담긴 상징이고 민족의 미래발전을 위한 정신적 기
반이 되는 ‘건국절’이며 광복절은 남북통일 후에도 우리 온 국민이 경축해야할 ‘광복절’이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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