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리송하다고 여줘라2016-02-04 19:33:22
법무사 최 정 욱
필자는 어느 것이 옳고 그름을 분별할 능력이 없는 한낱 미물에 불과한 백성입니다.
그런 까닭에 아리송한 이야기를 풀어 놓고 강호제현의 고견을 듣고저 합니다.
아래 내용은 흙수저에 익숙한 가난한 우리의 이웃에서 일어난 이야기가 아닙니다.
말먹이 통에서 태어나신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절을 앞두고 우리 모두가 들떠 있을 때인 지난 12월 23일입니다. 참으로 낯선 판결 하나가 탄생(?)함을 보았습니다.
살기좋은 우리나라, 대한민국에서도 금수저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는 서울 서초구의 이름있는 사립학교에서 어느 교사가 학부모로부터 460만원이라는 돈을 촌지로 받았다고 하여 기소된 사건의 판결이 있었습니다.
한 학생의 어머니는 선생님에게 “ 딸아이를 상장수여식등에서 차별하지 말고, 생활기록부에도 좋게 기재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130만원 상당의 현금과 상품권을 주었습니다.
그 교사는 또 다른 학부모로 부터도 “아들이 공부를 못한다고 공개 망신을 주거나 혼내지 말고 잘 한다고 칭찬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역시 330만원에 해당하는 현금과 상품권등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살기좋은 우리나라 대한민국에서, 신을 대신하여 인간을 심판하는 유일한 권능을 부여받은 어느 재경 법원의 재판장은 “이 정도의 학부모 청탁은 초등학교 자녀를 둔 부모로써 선생님에게 부탁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 사회상규에 어긋나거나 위법 또는 부당하다고 볼 수 없고 교사 역시 이에 터 잡아 일을 처리해 줄 사정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460만원이면 소 한마리 값이자 쌀로 치면 30가마가 되는 돈인데 말입니다.
2014년 8월 대법원은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를 잘 부탁한다”는 청탁과 함께 160만원을 받은 이유로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어느 초등학교 교사에게 징역4월에 집행유예 1년과 벌금400만원, 그리고 추징금 160만원을 선고, 판결이 확정됨으로써 그 교사는 시체말로 신세를 조저버렸습니다.
교사라는 위치는 같을 진데, 어찌하여 학부모로부터 더 많은 돈을 받은 교사는 무죄가 되고 적게 받은 교사는 유죄의 판결을 받고 옷을 벗어야 하는지? 아는 것이 짧은 필자 같이 어리석은 백성으로서는 참으로 아리송하였습니다.
병신년 정월 11일 오전 11시경입니다. 이영렬 서울 중앙지검장은 서울고검 기자실을 직접 찾아 “전 석유공사 사장 특경법 위반(배임) 무죄 선고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반박성명을 발표하면서 병신년 1월 8일 강영원 전 한국석유공사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판결을 강도높게 비판하여 세간의 이목을 받았습니다.
수사를 총괄하는 지휘에 있는 검사장이 하급심의 무죄 판결을 가지고 직접 기자회견을 하면서 비판을 하는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기에 조금은 낯설어 보였습니다.
이 지검장을 화나게 한 까닭은 이렇습니다. “석유공사가 캐나다 자원개발업체인 하베스트 정유공장 인수당시 나랏돈 5500억원의 손실을 안겼고 이로 인해 결국 1조3000억원이 넘는 천문학적 국민의 혈세가 증발되는 손실이 발생한 사실이 인정됐는데도 누군가에게도 그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함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는 겁니다.
그런데 법원측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판결내용을 보면, 무죄가 난 이유는 범죄혐의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한 증거 부족 때문”인데, 판결에 불만이 있으면 상소심 법정에서 법리적으로 다툴 일이지 지검장이 법정밖에서 여론몰이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은 법조인의 자세로는 부적절하다“ 고 하였습니다.
자, 어떻게 생각되는지요? 어느 것이 옳고 그른지 아리송 하지 않습니까?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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