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년 만에 증원이 결정된 약대를 유치하기 위한 대학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인기 학과를 설치함으로서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가 워낙 크기 때문에 지방대학들의 경우, 학교는 물론 지방자치단체까지 발 벗고 나서 사활을 건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약대 설립을 추진하는 대학들은 약대 전용 건물 설립은 물론 지역할당제 도입, 교수 1인당 학생 수 최소화 등 동원 가능한 모든 인프라를 제시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준비기간을 거쳐 오는 12월 최종 신설·증원 학교를 결정할 계획이다.
◆연세대,. 송도캠퍼스 이전 계획까지 앞당겨 = 각 대학들에 따르면 당초 약대 설립 경쟁에 불을 지핀 것은 고려대와 연세대다. 그러나 복지부가 증원 대상에서 서울을 제외하면서 두 대학의 명암이 갈렸다.
연세대는 새로 설치되는 송도캠퍼스에 약대를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연세대는 설립 신청 기준을 맞추기 위해 일부 학과의 송도캠퍼스 이전 계획까지 앞당겼다.
연세대는 약대 신설을 준비해온 인하대, 가천의대, 인천대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고려대는 안암캠퍼스에 약대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복지부의 정원 조정안에 서울이 빠지면서 고려대의 꿈은 좌절됐다. 따라서 서창캠퍼스에 약대 설치를 추진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충청권 경쟁 판도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경기지역 대학들의 유치전도 고려대와 연세대에 못지않게 관심을 끌고 있다. 경기지역에 새로 배정된 정원은 100명으로 가장 큰 규모다. 경기지역에는 그동안 입학정원 65명 규모의 성균관대 약대가 유일했다.
이번에 배정된 인원 가운데 일부가 성균관대 약대 정원 증원과 신설 1곳으로 결정될지, 아니면 신설 약대 2곳의 몫으로 나눠질지도 관심사다.
경기지역은 성균관대의 증원 노력과 함께 신설을 추진하고 있는 아주대, 중문대, 을지대, 경원대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립대와 사립대간 경쟁 치열 = 대전·충남의 경우 모두 60명의 증원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대전은 10명, 충남은 50명이 배정돼 충남에만 1곳의 약대가 신설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전에 위치한 을지대는 성남 캠퍼스에 약대를 설치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 경기지역으로 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충남지역에서는 건양대와 공주대, 단국대 천안캠퍼스, 선문대, 순천향대, 호서대 등이 경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경남지역은 50명 정원을 놓고 경상대와 인제대, 한국국제대의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경상대와 한국국제대에 이어 인제대가 최근 전국 6개 병원을 보유한 의료 인프라를 앞세워 약대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대구지역에서는 약대 설립을 오랫동안 추진해온 경북대와 함께 총장이 직접 추진단장으로 나선 계명대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원 50명이 배정된 전남에서는 동신대, 목포대, 순천대가 약대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교과부, 12월에 최종 결정= 교과부는 7월 중에 신설 대학을 결정하기 위한 심사위원회를 만들어 심사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8월에는 희망 대학들의 신청 접수 공고가 나가고, 12월에는 신설·증원대학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교육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시너지 효과가 큰 의대가 있는 대학들이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의대가 설치돼 있는 대학들의 경우 생명공학분야의 통합적 학문발전을 위해 약대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을지대 관계자는 “보건·의료 분야에 특성화된 연구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약대 설립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단국대 관계자도 “의대가 설치된 캠퍼스에 약대가 설립되면 시너지지 효과가 배가 될 것”이라며 “단독 건물 설립은 물론 지원 가능한 모든 인프라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약대 정원 증원 규모는 390명이며 2011학년도부터 신입생을 선발하게 된다. 이 중 250명은 약대가 없는 대구·인천·경남·전남·충남 등의 신설 약대에 50명씩 배정된다. 약대가 있는 시·도 중에는 경기(100명), 부산(20명), 대전(10명), 강원(10명)에 140명을 배정한다. 약대 정원은 1982년 동결된 이후 28년 만에 풀리는 것으로 현재 1210명이 1600명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