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앞
조 경 숙
가을볕 따스하던 날
사진관 앞을 서성이던
아이의 눈빛을 보았다
단란한 가족들이 환하게 웃으며
행인의 발걸음을 부잡고 있었지
"우리는 왜 가족사진이 없나"
가끔씩 그늘을 키워 온 아이에게
종이 비행기를 접어
하늘로 날려 보냈네.
포물 색션이 만들어 낸 유희에도
물기 베인 목소리로 부는 휘파람에도
생각 멈추지 못하는 아이야
온 가족이 아우르며 살아가는 그림 속에
지그시 기대어 보는 아이야
슬픔도 길이 들면
하얀 꽃이 피더라.
감상----- 배 환 봉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가족이라고 말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야 말로 가장 불행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는 방랑자이거나 허욕으로 가득하여 가족을 버린 사람일 테니까.
하지만 가정을 소중히 여기며 사랑하는 이들 중에서도 뜻 밖의 사고로 가족을 잃어 어쩔 수 없이 양진이 없는 경우도 흔하다.
그래 그것이 안타깝다. 이 시는 사진관 진열장 앞을 지나가던 아이가 누구네 가족사진 앞에서 발을 멈추고 서서 부러워 하는 것을 보며 안타까워 하는 시인의 마음을 쓴 시이다.
아버지가 계시면 어찌 소원이 되랴만 아버지를 일찍 잃은 이 아이의 소원은 어찌할 수가 없다. 그것을 아는 한 쪽 부모위 아픔을 어찌 아이들이 다 알겠는가? 가족이란 그래서 소중한 것인데. 그 고통을 참고 사는 이에게 큰 축복있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