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꿈
조경숙----------- 청사초롱 동인
언제부터인가
아지랑이 같은 봄 멀미
휘묻으며
저 홀로 피고 지는
한 송이 들꽃이 되고 싶었다,
아무도 보아주지 않지만
들꽃처럼 살자 속삭이고 있었다,
애잔한 사연 익혀
파란 잎사귀로 피어나던 날
천지가 초록이었다.
하늘조차 물이 든
새파란 전원.
늦게 핀 인동초 여린 꽃들이
울타리로 자유롭게 피어나리니
오래도록 큰 들 향기에 묻혀
너는 나를, 나는 너를 위해
이 터를 지키며 살자꾸나.
시 감상-------------배 환 봉
요즈음처럼 인간이 물질 만능주의의 세속에 집착하는 때도 없었던 것 같다. 이러다가는 자연이 인간으로부터 아주 멀리 가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한다. 우리가 자연과 더불어 살던 옛날에는 세상이 이렇게 각박하진 않았다.
자연은 언제나 순리대로 살며 인간에게 커다란 교훈을 주지만 그런 가르침을 외면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여기 "작은 꿈" 이라는 시가 바로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시인은 자기의 욕심이라면 들꽃향기 가득한 전원에서 인동초덩굴 울타리에 올려 꽃 피우며 자연들이랑 함께 들꽃처럼 살고 싶은 바람일 뿐이다. 누가 찾아주지 않아도 자연과 더불어 조용히 살고 싶은 소망, 이것은 꿈이 아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큰 욕심때문에 그렇게 살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너는 나를, 나는 너를 위해 이 터를 지키며 살자꾸나' 그대로 자연과 동화되고 싶은 아름다운 마음이 읽는 이에게까지 전해지는 느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