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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이발관 김성태 옹 군산 이발사 중 최고령
“내가 벌어 쓰니 편해… 다른노인 부러워 해”
한일이발관. 옥구읍 어은리 3구 삼거리. 넓은 들판을 배경으로 홀로 있는 모습에서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한일이발관」이라는 부조화속에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간판의 글씨체부터 옛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1999년 현재 주인이 모든 것을 정리하고 구입해서 이발소로 개조한 건물이다. 그야말로 우리 아버지 아저씨들이 즐겨 찾던 이발소 그대로다. 2-3평 규모에 이발의자가 3개가 놓여있고, 타일을 박은 머리 감는 곳, 그리고 보기 드문 면도칼을 가는 숫돌이 눈에 띄인다.
다른 이발소에는 볼 수 없는 밥통이 놓여 있었으며, 그 밥통은 주인의 아이디어에 의해 항상 물을 데워놓기 위해서다. 또한 큰 거울위에는 무공훈장수여증 사본 2통이 커다랗게 매달려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김성태(77세) 옹. 현재 군산에서 현직 이발사로는 최고령이다. 소룡동에서 태어나 일정시대 중앙초등학교 졸업 후 중학교과정 1학년때 해방을 맞아 특별한 직업을 가질 수 없게 되자 17살 때 이발을 배우기 시작했고, 33살 때 그동안 모아둔 30만원과 쌀 52가마로 미면에서 개업, 오늘날까지 현직에 있으니 자그만치 60년동안 가위를 잡고 있는 셈이다.
21세 때는 7사단 3연대에 배치되어 6·25전투에 참여, 27세때 상사로 제대했으며, 낙동강전투와 금화전투에서 무공훈장 2개를 받은 용맹스럽던 참전용사이다.
“세월이 많이 변하긴 변한 모양이야. 옛날에는 여자도 남자에게 머리를 깍았는데, 지금은 남자도 여자에게 머리를 맡기고 있으니 참...”하면서 혀를 차고 있다.
20여년전만 하더라도 10명에서 15명은 찾아 왔지만 지금은 5명이면 많은 축에 들어간다고 한다. 대게 손님은 아침 농사일을 마치고 식사를 한 후 찾아오기 때문에 오후에는 뒤뜰에 있는 넓은 들이 황량하기까지 하다.
지금 김씨의 모습에서 옛날 무공훈장을 받았던 그 용맹함은 사라져가고 있지만 60년을 가위질하면서 닦은 손질과 마음질은 장인의 도도함을 느낄 수 있다.
“내 나이에 현직에서 일하는 사람은 없을 거야. 내가 벌어 내가 쓰니 정말 마음이 편하고, 다른 늙은이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직업을 갖고 있다”고 너털웃음을 짓는 이발소안에는 정겨운 트로트곡만이 계속 흐르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