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령하십니까?’
충청남도 공주시 금성동에 있는 백제 25대 무령왕(武寧王, 462~523)의 능(陵). 1971년에 발굴된 벽돌무덤으로, 삼국 시대 분묘 가운데 무덤의 주인공을 알 수 있는 최초의 것이며, 금관을 비롯하여 금팔찌, 금귀고리 따위의 세공품과 도자기, 철기 따위가 출토되었다.
그런데 이 무령왕릉을 꼭 ‘무녕왕능’이라고 말하는 선생님과 함께 근무하게 되어 왜 ‘무녕왕능’이냐고 따졌더니 인사말 ‘安寧’을 소리나는 대로 적으면 ‘안령’인데 우리가 일상적으로 ‘안녕’이라고 하는 것처럼 ‘武寧王’도 ‘무녕왕’이라고 발음해야 맞고 왕릉(王陵)도 ‘왕능’이라야 맞다는 것이다.
글쓴이가 어렸을 때 마을에 “알령하십니까?”라고 인사하는 어른 한분이 계셨다. 이 분은 한자 발음에 충실하려고 그러신 것인데 지금 ‘알령하십니까?’라고 인사하면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맞춤법은 시대에 따라 합리적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지금의 맞춤법 한자 표기법에 따르면 첫 소리에 받침이 없는 ‘武寧’은 ‘무령’으로 첫소리에 받침이 있는 ‘安寧’은 ‘안령’이 아니라 ‘안녕’으로 발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따로 예외규정을 두고 있다. 자칫 ‘무녕’으로 적으면 ‘문영’의 소리 적기와 혼돈되기도 하니 한자의 발음은 한글의 쓰임을 기본으로 함을 유의해야 한다.
‘陵’도 홀로 쓰일 때에는 ‘능’으로 ‘王陵’과 같이 앞 글자에 붙여 쓸 때에는 ‘왕릉’으로 씀을 유의해야 한다.
‘천년 왕릉에 잠드신 무령왕님, 나라 역사가 흔들린 지난 한해도 안녕하셨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