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집
이 경 아------시인. 청사초롱, 여류문학 동인
내 안의 집을 허물기로 했다
외고집 하나씩 쌓아 올린 집은
거대하고 늘 어두웠다
누구의 귀에서도 소리가 되지 못하는
형체를 가린 어둔 집에 매번 나는 갇혔다
문안의 문
문안의 문, 문, 문들은 한 번 닫히면
좀처럼 열리려 하지 않았다
빛이 꺾여나간 깊은 어둠 속에서
허우적거릴 때마다
짓눌리던 가슴 빗장 풀어
고요 속에 무겁게 가라앉은 빛 부스러기 몇 개
별처럼 떠 오르고
비로소 내 안의 나를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이제 나는 과감히
내 안의 나를 허물기로 했다.
감상-----------배 환 봉
세월이 약이라던 말 뜻을 모를 때 어쩌면 우리는 행복이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닥친 운명을 어찌하겠는?
그러니 견디어 내라는 뜻이었나 보다. 그러다 보면 해결되기도 하고 . 아니더라도 결말이 있을 테고. 이 시를 쓴 시인도 오랜 세월이 약이 되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었고 이제라도 몇 겹으로 닫고 있는 자신의 단단한 문을 과감히 열고 싶다고 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의 인생관이나 철학이 있어 자기 방식대로 살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최선은 아니라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니 항상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남의 것도 보고 내 것도 보이며 좋은 것은 키우고 그릇된 것은 시정해야 개인으로도 사회인으로도 발전할 수 있는 것을 나이 들어서야 알게 된다. 내것이 결코 최선은 아니라는 말을 교훈으로 주는 것 같은 깊은 의미가 여운으로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