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
목말라 애타는 대지에
단비가 내렸다
모든 만물이 일제히 환호 한다
뜨거워 움츠렸던 이파리들이 펴나고
봉우리 다물고 기다리던
앞마당 장미가 꽃망울을 터드리며
아침을 맞는다
주렁주렁 달린 콩깍지
알맹이 만드느라 분주하고
더위에 고생하던 앞마당의 강아지도
기지개를 켜며 맞이하는
비 내린 아침이 상쾌하다
모두들 행복하다
그 단비로 평온을 되찾은 아침
새삼 대자연의 위대함을 느낀다
어떤 것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이 커다란 환희를
누가 대신할 수 있으랴
박행숙
시 감상_ 배 환 봉
모든 유기체는 생명이라는 공통 과제에서 함께 고민하고 함께 기쁜가 보다.
대지가 말라 목마르면 인간도 각박해지는 건 우리 모두가 자연체이기 때문이리라. 오랫동안 메마른 대지에 단비가 내렸다. 그러나 터무니없이 모자라는 양이다. 뒤늦게라도 비가 조금 내려서 다소 해갈이 되었다 하니 그나마도 다행이라지만 기후 변동이 원인이라 하니 큰일이다.
이 시는 농촌에서 농사를 짓는 분의 글이라서 단비의 기쁨이 읽는 이에게까지 전달되어 덩달아 기쁘다. 이제 시를 쓰는 분인데 늘 주변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마음이 자랑스럽다. 더욱 발전 있기를 바라는 마음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