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세월은 오늘도
냇물처럼 쉼 없이 흐르고 있다
어느 듯 내 나이도 세월 따라
정점을 향해 달리고 있다
외출로 굽 낮은 구두를 꺼내 신으며
굽 높은 구두가 새삼 마음 시리다
말로는 조금만 더 살아야지 하면서
나는 오늘 10년짜리 자동차 보험을 들었다
끝내 포기할 수 없는 게 인생인가 보다
이제 철이 좀 드나 했는데
마음으로는 할 일이 이렇게 많은데
오늘도 여전히 하는 일 없이
세월의 뒷모습만 바라보았다
이제는 모든 것 다 내려놓을 때
티 없는 창공을 바라보며
남은 생이나마 저리 살리라
헤아려 본다
최 영 자
시 감상- 배 환 봉
세월이 유수 같다는 말은 누구나 공감하는 말이라서 전해지고 있으리라. 정말 오른 비유다. 시간도 쉬지 않고 냇물처럼 흐르니까. 그런데 신기한 것은 젊었을 적에는 그런 말들이 대수롭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이 들어서야 이 말을 자신도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누구나 이기적인가 보다.
이 시는 현재 문예창작 반에서 시를 공부하는 분의 글이다. 그 나이 들어서야 누구나 공감하는 세월의 허무를 실감 있게 표현해 감동을 준다.
생각은 하면서도 끝내 현재를 포기 할 수 없는 인간의 심리가 공감을 이루어 여기 소개해 본다. 죽음은 변명이라는 것, 우리 모두 다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체 하며 살고 있는 인간의 내면을 순수하게 표현해 공감을 이룬 것 같다. 앞으로 더욱 발전 있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