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며
어디 메쯤 머물고 있나요
기다림에 목이 메어
말로 다하지 못하는 그리움으로
겨울나무처럼 서 있습니다
바람은 차갑고
산은 흰 눈 아직 첩첩인데
언 강 풀리는 소리
당신 없는 봄이건만 나도 모를 일입니다
봄을 기다리는 이유를
저 언덕 어딘가에
머무르고 있을 그리움들
마음의 빗장 풀고
눈물 닦아 줄 봄 앞세우고
당신 앞에 서고 싶습니다
봄이 오면
유인덕
* 시 감상 (배 환 봉)
세월이 쏜 화살 같다는 말 우리 한 번은 다 해 본 말이다. 계절이 바뀔 땐 그 말이 더 실감이 난다. 별나게 겨울은 긴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되는데 아무래도 추위로 삶이 불편한 때문인가 싶다. 한데 고난 끝엔 낙이 온다는 말, 그리 되지 않는다 해도 얼마나 아름다운 위로인가. 봄을 기다리는 건 자연 뿐이랴.
이 시에서도 바람 차가운 겨울인데 어디선가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했다. 겨울나무처럼 봄을 간절히 기다려도 오지 않을 사람을 홀로 서서 맺힌 그리움 안고 기다리는 그리움. 꽃이 피면 당신 대하듯 그 앞에 서고 싶다는 오로지 순전한 마음을 담았다. 헤어져 더욱 간절한 그리움이 아름답다.
유인덕 씨의 발전을 기대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