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가 풍경
오래 정든 산책길이건만
옛날의 흔적은 어느덧 사라지고
호수의 잔물결만 그대로이다
사월의 호수엔
물위에 핀 아카시야 꽃들
옛 그 향기 아직 코에 스민다
물안개로 다시 피어난 듯
파란 호수에 뜬 흰 구름 사이로
바람 없는 한낮
누군가 손끝으로 날리는 듯
꽃잎들이 직선으로 떨어져 내린다
가슴으로 들리는 발자국 소리
무희들처럼 호수에서 춤을 추는
하얀 아카시아 꽃잎들이
여름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조정애
시 감 상(배 환 봉)
누구나 걷는 길, 누구나 보는 풍경인데 자주 가는 산책길 풍경을 섬세하고도 아름다운 감성으로 표현해 마치 한 폭의 그림을 감상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더구나 시를 이제 쓰는 신인임에도 예리한 관찰력으로 주변의 풍경을 묘사 했을 뿐 아니라 아카시아가 여름으로 향하는 발자국 소리가 가슴으로 들린다는 표현은 참으로 감동적이다.
앞으로 더 좋은 시를 계속해서 쓰기를 기대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