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별
밤이 깊어도 돌아오지 않는
아침에 눈을 떠도 당신이 없는
아무리 기다려도 소용이 없는
그런 날도 있으리라는 생각
나는 그 때 이별이란 문득 ‘사라짐’이라고
바보처럼 혼자 중얼거리겠지
당신이 눈을 떴을 때 내가 없는
저녁이 되어도 내가 밥을 짓지 않는
아등바등 지기 싫어 싸울 일 없고
그러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는
그런 날도 돌아올 것이라는 생각
당신은 그때, 이별이란 문득 ‘적막함’이라고
적막 위에 적막 하나 올려 쌓겠지.
이향아
시 감상 (배 환 봉)
신이 인간을 만든 비빌 중에 가장 아름답고 신비로운 것은 인간이 자기 앞 날을 모르고 산다는 것이다. 만일 젊어서 나는 몇 살에 죽을 거야 하는 예건을 하도록 만들었다면 아무런 꿈도 희망도 없을 것이다.
이 시도 우리들의 이별이 아득히 먼 날 이야기처럼 들리는데 벌써 그 이별을 겪는 나이에 서 있다. 지금 여기 바로 우리들 이야기다. 하나씩 사라짐을 겪으면서 이별을 인정하며 남은 날을 기다리는 아픔을 지은이는 그 때 예견하며 시를 쓴 것이다. 참으로 잠시 머물다 가는 나그네라는 생각이 절실한 글이다.
이향아 시인은 우리나라 여류 시인의 대가로서 군산에서 잠시 살았던 인연으로 군산나루문학회 고문으로 인연을 맺고 있는 시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