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다리 길
십자가 모양이라 십자 다리란다.
긴긴 신작로에 피어나던 코스모스 길은
어느 아이의 아픈 유년의 길이였다
등 굽은 아버지 자전거 뒤에 앉아 바라본 저녁 하늘은
아이 마음에 행복과 슬픔을 심어 주었다.
옆집 언니 따라
갓난이 동생 들쳐 업고 십자다리 건너
보리 이랑 길을 따라 가노라면
황금빛 파노라마가
저녁노을로 번져가던 유년의 추억
들 일 나간 엄마를 기다리다 지쳐 울던
열 살 배기 소녀의 슬픈 기억은
중년이 되어서도 때때로 마음을 아리게 한다
그렇게 간절해도 멀게만 느껴지던 길
이제야 추억 따라 그 길을 걸어본다.
내 마음 속 그 십자다리를
심복선
*시 감상-배 환 봉
누구나 유년은 그리움이다. 그러나 그 유년의 기억이 다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다. 더구나 시절이 어려웠던 때 농촌은 더 많이 힘이 들었다.
어려운 시절이라 동생을 보아야 어머니가 들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시절 시골에 살던 사람들은 누구나 이런 추억들이 있을 것이다. 들일이 늦게 끝나면 아이는 칭얼거리고 아기랑 함께 울며 어둠 속에 서 있었던 시절을 추억하며 쓴 시다.
십자다리를 가슴에 안고 고향 길을 그리워하면서도 망설이기만 했던 마음 아픈 고향이라서 중년이 되어서야 아픈 마음을 열고 고향을 찾은 그리움을 잘 표현해 감동을 준다. 문학 수업을 하는 신인이나 시가 참신해 기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