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목을 죄어오던 세장 속에서도
끝이 보이지 않던 어둠의 동굴에서도
시간은 어김없이 흘렀다
상처 아물고 흐릿해 지니
숨어 있던 좋은 기억들이 또렷해진다
내 것이 아니라고
저만치에서 바라보기만 했던
소중한 인연들
그렇게 한번 뿐인 줄 몰랐지
세월이 가져다 준 모든 것들은
세월이 모두다 가져가버렸다
되돌아 볼 수는 있어도
돌아갈 수는 없는 것, 세월
김명희
*감상 - 배 환 봉 (시인)
내게 닥친 고난을 피할 수만 있다면 세상은 참으로 살만한 곳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아름다운 자연에 비해 인간의 고뇌는 너무 혹독할 때가 있다. 누구에게나 고난은 닥치지만 그 정도의 차이는 천차만별이다.
짧은 시 속에 많은 아픔이 보이는데 ‘세월이 가져다 준 것들은, 세월이 모두다 가져가버렸다’ 그 아픈 세월도 함께 사라졌을 지은이를 축복하고 싶다.
글의 표현이 새롭고 내용이 폭 넓어 많은 발전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김명희 씨는 ‘미루나무 골’ 문학회원으로 활약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