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풍경
전재복------시인
바스러지는 흙담에 기대어
나른하게 조는 햇살
반쯤 기울어진 사립문은
실눈 뜨고 낮달을 바라본다
울밑에 봉숭아 소리없이 붉다고
나팔꽃 동네방네 입소문 내더니
접시꽃 맨드라미
까치발로 내다본 들판엔
벼 포기 푸르게 알배고 있었다
감나무 감꽃처럼
조잘조잘 싸리꽃처럼
소문도 인정도 함께 익어가는 곳
십리 안팎이 이웃이었다
도란거리며 흐르는 개울물 따라
마주 손잡고 흐르고 흘러
서로의 가슴에 젖어들었다.
시 감상-----배 환 봉
세상이 날로 기계화 되어 가고 있다. 문명의 진보이기도 해서 어느 면 편리한 것도 사실이나 그로인해 이렇게 인정이 메마를 줄은 예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요즈음 들어 인간 스스로가 기계에 눌려 무너진 인간 경시에서 다시 인간의 존엄을 회복하자고 외치고 있다.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로케트를 만든
주인공은 사람이다.
기계가 발달한다고 해서 사람까지 기계가 될 수는 없다. 참으로 다행이다. 아직 기계는 감정을 발산하지 못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시를 쓸 수 있는 건 사람 뿐이라는 이야기이다.
이 시처럼 아름다운 풍경이 바로 인간이 사는 세상었다. 다시 이런 세상을 만들고 인간 중심의 인정어린 이웃이 있고 풍경이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전재복 시인이 '풍경소리' 라는 시집을 또 출간했다. 좋은 시로 우리들에게 감명을 준 시인의 문운이 더욱 빛나기를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