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부터 비상구 폐쇄 불법행위 신고포상제가 실시된 가운데 무분별한 제보와 신고가 폭주해 실소를 자아내고 있다.
특히, 시도 때도 없이 사진을 찍어대며 포상금을 노리는 ‘꾼’들도 기승을 부리고 있어 관련 업주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비상구 폐쇄 불법행위 신고포상제 시행 첫날인 지난 1일, 모 소방서에 한 회사원이 사진 200여장을 들고 찾아왔다. 대부분 아파트 계단이나 건물 비상구 주위를 찍어 온 이 사진들에는 자전거 한 대, 작은 쓰레기 통 등 비상구 폐쇄행위라고는 볼 수 없는 장면이 담겨있었다.
모 소방서에 따르면 비상구 폐쇄 신고포상제가 시행된 후 현재까지 하루 평균 200~300여통의 제보 전화가 걸려와 여타 업무에 차질이 우려될 정도다. 현장 확인이 필요 없는 경미한 사항을 반복해서 제보하는 등 포상금을 노린 전문 ‘꾼’들의 활동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담당자들은 제보 전화가 걸려오면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보내거나 방문 신고 해야 한다고 안내하기도 하고 불법 사항에 대해 상세한 설명도 하지만 이런 문의가 한둘이 아니라 진땀을 빼기가 일쑤다.
모 소방서 관계자는 “예를 들어 방화문도 열어놓아야 할 곳이 있고, 닫아 놓아야 할 곳이 있는데 이런 세세한 부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시민들의 무차별적인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며 “지금까지 들어 온 수천건의 제보 중 현장 확인을 할 만한 사항은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관련 업주들은 시도 때도 없는 ‘비파라치’들의 습격에 치가 떨릴 정도다.
청소를 하려고 문을 잠깐 열어 놓을 때 기다리고 있다가 사진을 찍는가 하면, 물건 하나를 잠시 통로에 놓았다고 영상을 찍어가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한 업주는 “포상금만 노린 사람들에게 절대로 혈세를 줘서는 안 된다”며 “신경이 쓰여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방서 지도담당은 “비상구 폐쇄 불법행위 신고포상제는 화재나 재난시 안전한 대피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를 역이용해 포상금만 노린 신고가 폭주하고 있는 만큼 정확한 이해를 통해 올바른 신고를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